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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日 사진가 Jack English

◆ ( HOMEPAGE )

07-08-03 | HIT : 4,104

사진 by hyperjh / Jack English

h: 오늘은 조용한데...
일요일 조용한 점심은 언제나 사랑스러워

J: 나 이 펍 예전에 한번 온 적 있는데
오늘 분위기 괜찮다. 그래 조용해서 좋아...

h: 뭐하다 나왔어?

J: 요즘 게리올드만이 새로 작업하는 영화 스크립을 함께 봐주고 있어.
꽤 슬픈 스토리야, 픽션도 조금 섞여있고
난 거의 매일 게리와 통화하고 자주 보거든
다음주에는 뤽 베송의 촬영일 때문에 파리에 2주간 다녀와
뤽 베송이 새로운 애니메이션을 찍고 있는데 미아 페로와 일한다고 하더군

h: 오
좋겠다.
뤽 베송은 정말 머리좋은 감독이라며
미아 페로는 예전 프랭크 시나트라 와이프 아니었나?
지금은 나이 꽤 많지 않나?

J: 응
그래 똑똑해 거기다 정말 뛰어난 촬영감독이라고 나는 생각해
제 5원소 찍을때 함께 작업했는데
뤽 베송은 언제나 스스로 카메라를 직접 들고 뛰어다녔어
에너지가 대단한 사람이야
맞아. 미아는 프랭크 아내였었지...

h: 잭
근데 술은 왜 끊었어?

J: 너무 많이 마셔서... 난 완전 알콜중독이었거든
드럭(마약)도 많이 하고

h: 그러고보니 게리올드만도 드럭이랑 알콜문제가 심각했다며?
왜
힘들고 슬픈 일이 있으면 사람들이 알콜이나 마약을 많이 한다고 하는데
혹시 개인적으로 힘들고 슬픈 일 있었어?

J: 아니
개인적으로 크게 슬프고 힘들일 난 별로 없어...
나의 엄마 당시에는 꽤 열린 사고의 소유자 였는데 낙천적인 엄마 죽었을때 좀 슬펐고,
좋은 사람 혹은 여자친구랑 헤어질때 슬프고 한 것 빼고는
그냥 술 자체를 즐겼고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니 마약도 자연스럽게 접했던 것 같아
그런데
15년전에 술과 마약을 딱 끊으면서부터 프로페셔널 사진 작업을 시작한 듯해

h: 재밌는데
좀 더 들려줘
그래 잭이 사진에 관심가지기 시작한 것이 언제부터야

J: 생각해 보자구
아버지가 2차세계대전때 유럽전선에 참여한 평범한 영국병사였는데
어릴적에 본 아버지가 전장에서 직접 찍은 사진이 담긴 앨범이 나에게는 꽤 인상적이었어
사진들중에는 포로인 듯한 독일병사와 친한척 포즈취하며 찍힌 프랑스여자의 사진도 있었고
전장에서 죽은 사람의 머리에 색칠을 한 것을 찍은 사진도 있었어...
어린 시절 이런 이미지들이 나에게는 꽤 충격적이었던 것 같아
아버지가 나의 엄마를 만난 것도 2차세계대전중 암스테르담에서 였는데
엄마는 홀랜드(네델란드) 출신이셔
난 아버지가 전쟁중 만나 영국으로 데리고온 엄마를 통해 북잉글랜드 레스터에서 태어났지
사진하면 또 기억나는 것이 있어
유년시절 그러니까 1950년대 사진에세이로 유명했던 '파리와 성냥' 매거진을 인상깊게 보았던 것이 생각나고
1960년대쯤 일거야 어릴적에 내가 살던 레스터에 있던 유서깊은 영화관이 홀라당 붙타는 것을
달려가 찍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 순간은 절대 잊지 못해

h: 음식나왔다 먹자
타이음식 좋아해?

J: 타이음식 좋아... 근데 너꺼 치킨이네... 나 치킨으로 먹을래
내꺼랑 바꾸자...

h: 이거 니가 시킨 거 보다 더 매워

J: 괜찮아...먹어보지 뭐

h: 어릴적 사진에 관한 이야기 재밌다.
아버지가 전쟁터에서 직접 찍었다는 사진들은 나도 보고싶은데 너무 궁금하군...
그런데 좀 더 이야기해봐, 진지하게 카메라에 빠진 시기는 언제야?

J: 나 정말 젊은 시절에 안해 본 일이 없는 것 같아...
선원도 해봤고 석유회사 직원으로도 일해보고
내가 니콘 카메라를 처음 산 것이 1982년 일거야
마다카스카라 섬에 석유회사 일로 근무할때 였는데
난 내가 가지고 있던 니콘 카메라로
그곳에 사람들을 열심히 찍기 시작했어.
그리고
얼마후 이사벨라라는 여자친구를 만났지.
그녀 땜에 베니스에 우연히 가게 되었는데
당시 그곳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좀 더 사진을 깊게 생각하게 된거 같아.
내가 요즘은 게리 올드만과 뤽 베송, 에릭 클립튼과 친하여 이들의 사진을 주로 찍는데
최근 여자친구는 내가 LA에서 찍은 일상인들 언더그라운드한 사진을 보고 이런 사진들은 찍지 말라고 충고를 하더군
그런데
난 유명한 사람들 보다 솔직히 일상을 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얼굴과 인상에 더 관심이 많아
지난주에는 에릭의 아이들 사진을 LA에 가서 찍었는데
에릭은 친구이면서 나의 클라이언트이기도 하기에 작업한다지만
개인적으로는 평범한 사람들 관찰하는게 더 좋아...
끝내 최근 여자친구도 깨졌는데 내가 처음 사진기를 진지하게 들었던 것은
섬에서 만난 평범한 원주민을 기록하면서 부터야

h: 오호... 재밌다.
그래 사진에 진지하게 접근하면서 영향을 준 작가가 있다면 누구야?

J: 나 어빙 펜을 좋아해
그가 선보인 작업들은 나에게 언제나 강렬했어
흑백으로 표현한 그의 사진은 사물을 다시 읽게 하는 철학적인 힘을 고스란히 사진에 담아내었다고 봐

h: 아 그러고 보니 어빙 펜이 화가 지망생이었다며
특별히 좋아하는 화가 있어?

J: 프란시스 베이컨
정말 최고지!
얼마전 게리올드만을 그린 줄리안 슈나벨의 작업을 본 적이 있는데
쥴리안 슈나벨도 좋아
하이퍼 너도 잘아는 최근 함께 만난 세바스찬도 꽤 인상적이고
프란시스 베이컨하면 얼굴이 우선 떠올라
난 켈리의 얼굴에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
내가 며칠후에 찍을 켈리사진 흑백으로 찍고 싶은데
얼굴을 잘 살리고 싶어

h: 프란시스 베이컨의 작업은 사진작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꽤 중요한 듯 해...
프란시스 베이컨 작업에 흔들어 놓은 상징적인 얼굴들
어쩌면 인간의 얼굴을 더 심적으로 상상하고 집중하게 만드는 상징적인 효과가 있다고 봐
<지옥의 묵시록>을 만든 영화감독 프란시스드 코폴라도 프란시스 베이컨의 작업에 꽤 영향을 받았다고 이야기 하더군...
세바스챤은 정말 재미있어
예전에 잭 너처럼 마약중독, 알콜중독에 하나 더 붙여 섹스중독자였는데다가 소호의 갱들하고 친했고
큰 사업을 벌였다던 사회적으로 성공했던 아버지가 술에 빠져 몰락할때
부와 가난을 동시에 겪었다는 그의 어린시절 이야기도 흥미롭더군...
주식으로 돈을 많이 벌었다가 다시 모두 잃었다는 이야기도 그렇고
기쁨과 고통의 극과 극을 항상 왔다 갔다 하는 세바스챤의 과거 행적은
그의 흥미로운 현재 글쓰기, 너무 충격적인 섹스컬럼을 썼다가 이걸 여과없이 실은 옵저버에서 비난여론으로 잘린 일이나
식인상어와 함께 바다에서 수영하고 직접 예수처럼 못박혀 십자가에 매달리는 극도로 충격적인 퍼포먼스 작업등에 고스란히 연결되고 있다고 봐
그의 페인팅이 팔린다는 것은
그의 행적에 파편을 사는 것이나 다름 없거든
자신이 당한 삶을 고스란히 고백하는 그의 작업 태도에는
불안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쉽게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봐
밥 다먹었다. 안매웠어?

J: 맞아. 세바스챤의 작업을 프란시스 베이컨의 작업과 연결해서 생각해봐도 재미있을 것 같군...
재미있고 흥미로운 작가야.
이 치킨 요리 좀 매운데 괜찮다... 근사한 점심이다.
여기서 나의 집 가까우니 나 사는 방 보여줄께 스튜디오 보고 집근처에서 커피 한잔하자...

h: 좋아

꽤 조용하고 한적한 사우스켄싱턴 고급 주택가에 작은 스튜디오에 방문했다.

J: 하이퍼 이거 내가 사진 작업한 에릭 클립턴 LP야...
여기 에릭의 친구들 어린시절 사진중에 나도 있어...여기 사진안에... 이거 나야
이 LP 가져

h: 정말 줄려고
너 한테 소중한거 아냐?

J: 괜찮아 가져
내가 찍은 에릭 사진 여기다 사인 해줄께...

h: 고마워

J: 커피 마시러 가자.
바로 집옆에 카페있는데 야외에서 담배 필 수 있어서 좋아~

h: 그래 가자

카페에서 에스프레소 두잔을 시키고 앉았다.

J: 난 요즘 런던이 너무 싫어...예전 런던이 아니야...너무 시끄럽고
요즘은 파리와 뉴욕에 더 자주가. 일이 많아서도 그렇지만 거기가서도 조용하고 한적한 곳만 찾아다녀.

h: 누구나 옛날을 더 추억 한다며...
그래
런던에서 보낸 기억중 그러니까 어느시절이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어?

J: 역시 1960년대 일거야
난 항상 런던 소호에 있는 클럽에 살다시피 했거든
주로 당시에 유행했던 미국 락큰롤 클럽에 자주 가서 놀았고
엘비스 프레슬리나 제임스 딘은 확실히 나의 젊은 시절에 중요해
반항이 좋았고
반항에서 나오는 스타일에는 확실히 구세대를 차별하고 구별하는 힘이 있었어...
당시 영국 전역에 일어났던 패션운동에도 관심이 많았는데
그러고 보니 1950년대 벌써 시작된 테디보이 룩에 심취하여 경도 됐었지
노동자 계층이 상류층을 모방한 이 스타일은 은근히 근엄한 소사이티나 제도를 경멸하는 날카로운 태도도 담겨 있었어.

h: 그러고 보니 지금 너의 짧은 머리스타일 테디보이 스타일을 그대로 지키고 있는거 아냐?

J: 그런가?

h: 그래 앞으로 혹시 찍고 싶은 사진이 있다면 말해줄 수 있어?

J: 개인적으로 말야
상업적인 작업말고
나 한국이나 일본에서 홈레스들에 관해 찍고 싶어
영국도 그렇지만 서구인들은 아시안 특히 일본에 홈레스들에 대해 상상을 못하거든...
어때 좋은 아이디어 아니야?

h: 어 그래?
왜지?
일본이 경제대국이라는 이미지만 있어서 일까?
한국도 일본마냥 비슷한 경제모델로 가는 것이 사실이야
그러고보니
영국도 그렇고 서구 사진가들이 경제적으로 발달한 일본이나 한국의 홈레스를 기록한 사진이 없는 듯 하다.
그런데 한국 작가들은 이걸 기록하는 작가가 꽤 있어

J: 맞아
서구인들은 일본에 대해 가지고 있는 선입견이 있다고 봐
일본을 잘사는 나라라고만 생각하는데 그 선입견에 대해 생각해보고 되묻는 사진을 찍고 싶어
난 이것 때문에 벌써 일본에 출판사와 연락중이야

h: 그래
그러고 보니 홈레스는 전세계 어디나 있잖아
일본에서는 요즘 많은 젊은이들이 일을 하지 않고 자신의 세계에 숨어버리는
그러니까 사회생활에 진입하지 않고 회피하며 사회와 단절된 삶을 즐기는 개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뉴스나 소식을 많이 들어
이런 개인들이 사회 구석구석에 꽤 다양하고 방대하다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홈레스가 사회에 실패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관점이 많아 그래서 홈레스를 생산하는 전반적인 사회환경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것 같아...
하지만 사회를 거부하고 단절되기 원하는 개인들도 많고 이것에 대해 좀 더 심도있게 접근해야 한다고 봐

J: 난 내일이라도 당장 내가 사회에 대한 의지와 상관없이 홈레스가 될 수 있다고 봐...
사람의 습성과 그 습성이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적응하거나 그러니까 예를 들어 보자고
적응에 빠르거나 더딘사람, 또한 실패하거나 성공하거나 운좋은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거든
그런데 이런 적응과 변화자체를 완전히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사람이라면 언제든 누구나 가지고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난 최근에 퀸스게이트에 매우 큰 스튜디오가 딸린 나의 하우스를 처리하고
지금의 좀 더 작은 스튜디오로 옮겼어
여자 문제 때문이었는데
인생은 갬블링(도박)과 비슷해서 나는 쌓아놓고 완전히 잃고를 여러번 반복했어...
그런데
만약 내가 지금 다시 시작하겠다는 열정이 없다면 난 얼마든지 길거리 홈레스가 될 듯 해
모두 의지에 문제라고 봐

h: 그렇다면 홈레스가 의지를 잃은 것과 상관이 많다는 거야?

J: 생각해 보라구 너가 지금 원하는 것, 바램하는 것이 있을때 사람은 더 열심히 움직이잖아
난 아직 해보고 싶은 것이 많거든 특히 난 사람들의 에너지가 좋아.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무한한 매력이 있어...
사람은 자신의 에너지를 충분히 발휘해야 가치가 있다고 봐

h: 그렇다면 반대로 사람들과의 관계자체를 회피하고 싶은 사람들이 홈레스가 될 가망성도 많다는 이야기 아닐까?
영국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보면 일할때만 빼고는 개인스스로 사람들과 단절된 삶을 즐기는 일상인들 꽤 많다고 보거든

J: 그러고보니 홈레스란 단어로 어떤 특정집단을 칭하면 재미가 없잖아
평범한 영국인들, 일상을 사는 사람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모두 자신이 렌트한 집이나 집안에 무엇인가를 잠시 채워두기 위해
노예처럼 일한다고 봐도 무방하지
그런데 집에 특별히 집착한다는 것은 가족이 있을때 더 그런 것 같아
난 결혼을 한적이 없어
만약 가족이 있다면 집에 집착했을지도 모르지...
그런데 여자친구와 사는 것도 사람마다 다르지만 곤욕일때가 많은 것이 사실이야
나이들 수록 더 그래

h: 사회가 발달 할 수록 개인의 성향이나 성질 색깔도 더 복잡하고 특수해지는 것 같아
하지만 이런 사람과 사람간에 부딛힘은 확실히 매력적이야.
아 시간 많이 지났다.
오늘 점심 함께해줘서 고마워
켈리 촬영때 보자

J: 그래 즐거웠어... 다음주에 보자구 ~

2007年 7月 29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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